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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시습지의 다락방

오도리 공원에서 마루야마 공원까지 – 홋카이도 신궁에서의 기묘한 순간 본문

세계여행/일본여행

오도리 공원에서 마루야마 공원까지 – 홋카이도 신궁에서의 기묘한 순간

학이시습지 2025. 3. 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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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공원의 전경

🚋 오도리 공원에서 마루야마 공원 가는 법

삿포로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두 곳, 오도리 공원과 마루야마 공원. 오도리 공원이 삿포로의 중심에서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면, 마루야마 공원은 조금 더 깊은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 한편에는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홋카이도 신궁이 자리하고 있다.

마루야마 공원은 삿포로 시내에서 멀지 않지만, 걸어서 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거리다. 따라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1️⃣ 삿포로 시영 지하철(도자이선) 이용

📍 출발: 오도리역(大通駅)
📍 도착: 마루야마코엔역(円山公園駅)
소요 시간: 약 5분
💰 요금: 210엔(성인 기준)
🚶‍♂️ 마루야마 공원까지 도보 5~10분

가장 빠르고 간편한 방법은 **지하철 도자이선(東西線, Tōzai Line)**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도리역에서 마루야마코엔역까지는 단 세 정거장. 하차 후 출구를 나와 5~10분 정도 걸으면 마루야마 공원 입구가 보인다.

2️⃣ 삿포로 시내버스 이용

📍 출발: 오도리 공원 인근 버스 정류장
📍 도착: 마루야마 공원 정류장
소요 시간: 약 10~15분
💰 요금: 약 210엔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배차 간격이 길고 도심 교통 상황에 따라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이동이 빠른 지하철 이용이 더 추천된다.


🍃 마루야마 공원의 고즈넉한 산책

마루야마 공원에 도착하면, 삿포로 도심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공원 곳곳에 우거진 원시림 같은 나무들이 가득하고,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람이 잎 사이를 스치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내고,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길을 물들이며 황금빛 정취를 더한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마루야마 공원은 더욱 조용해진다. 하얀 눈이 공원을 덮고, 나무 사이로 부는 찬 바람만이 공간을 채운다.

이 고요한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홋카이도 신궁이 모습을 드러낸다.


⛩ 홋카이도 신궁 – 한적한 신사의 기묘한 순간

 

홋카이도 신궁(北海道神宮)은 홋카이도 개척의 역사를 상징하는 곳으로, 1869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신사다. 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눈앞에는 소박하면서도 웅장한 신사 건물이 펼쳐진다.

신년 참배(하츠모데, 初詣) 때는 많은 인파로 북적이지만, 평소에는 비교적 한적하다. 특히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어 신사 주변의 분위기가 더욱 조용하고 고즈넉해진다.

하지만 그날, 나는 이 조용함 속에서 묘한 기분을 느꼈다.

신사로 향하는 길을 걷던 중, 사방이 정적에 휩싸인 듯했다. 인기척도 없이, 나무들 사이로 바람만이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까마귀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홋카이도 신궁 주변에는 유독 까마귀가 많다. 일본에서는 까마귀를 ‘요괴의 사자’ 혹은 ‘신의 전령’으로 여기기도 한다. 홋카이도 신궁의 한적한 분위기와 어울려, 그 울음소리는 왠지 모르게 오싹하게 들렸다.

짧고 날카로운 울음이 신사 지붕 위에서 퍼지더니, 한 무리의 까마귀들이 나뭇가지 사이를 스치며 날아올랐다. 순간, 마치 무언가가 내 등을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괜스레 등을 한 번 문질러 보았다. 차가운 공기가 옷을 파고들며 스며드는 듯했다.

까마귀의 울음이 멀어지자,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곳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나는 등 뒤에서 누군가 바라보고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진구차야에서의 따뜻한 휴식

바삭하고 쫄깃한 맛이 어우러진 게 인상적인 구운 떡

 

 

추운 날씨 속에서 몸을 녹일 수 있는 곳이 신궁 내에 있다. **홋카이도 신궁 경내에 위치한 작은 찻집, ‘진구차야(神宮茶屋)’**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서는 홋카이도의 전통적인 간식과 따뜻한 차를 맛볼 수 있다. 나는 숯불에 구운 떡(야키미타라시団子)과 홋카이도산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자, 부드러운 크림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구운 떡은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간장 소스가 어우러져, 씹을수록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주변에서는 일본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겨운 수다를 나누고 있었다. 차분한 대화 속에서 간간이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찻집을 푸근하게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그 평온한 순간에도, 머리 위에서는 까마귀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정겨운 풍경과 어딘가 기묘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것이, 홋카이도 신궁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 아닐까 싶었다.

 

https://maps.app.goo.gl/jD6QvTtpwVcmYmgXA

 

진구차야 · 3-10 Miyagaoka, Chuo Ward, Sapporo, Hokkaido 064-0959 일본

★★★★☆ · 카페

www.google.co.kr

 


마무리 – 고즈넉하지만 신비로운 마루야마 공원과 홋카이도 신궁

마루야마 공원과 홋카이도 신궁은 삿포로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공원의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산책을 즐기고, 신궁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삿포로 여행 중 잠시나마 마음을 가다듬기에 좋은 경험이다.

하지만 때때로, 그 적막함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할 수도 있다.

홋카이도 신궁에서의 까마귀 울음소리는 단순한 자연의 소리였을까? 아니면, 신사에 깃든 오래된 기운이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려 했던 것일까?

그 답은 아마, 다시 그곳을 방문해야만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진구차야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마루야마 공원의 평온함을 음미해보자.

 

19세기 말 척박한 홋카이도를 개척하기 위한 염원을 담아 만든 개척신사임을 표시하는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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