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반응형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학이시습지의 다락방

아오모리에서 맞이한 밤 본문

세계여행/일본여행

아오모리에서 맞이한 밤

학이시습지 2025. 3. 4. 16:07
반응형
SMALL

아오모리 항의 모습


바다를 건너, 아오모리에 도착하다

삿포로에서 출발해 바다 밑을 지나는 세이칸 해저터널을 통과하여, 사과의 산지로 유명한 아오모리에 도착했다. 오후 세 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흐린 날씨 탓인지 벌써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첫인상은 다소 음침했다. 사람들로 북적였던 삿포로와 달리, 이곳은 적막이 감돌았다.

아오모리 역 주변에는 도보로 둘러볼 수 있는 관광 명소가 많아, 짧은 일정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뿐이었지만, 그 안에 최선을 다해 아오모리를 경험해 보기로 했다.


아오모리 항구와 네부타관

먼저,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아오모리 항구로 향했다. 이곳에는 유명한 **와라세 네부타관(ねぶたの家 ワ・ラッセ)**이 자리하고 있다. 전시관에는 아오모리의 대표 축제인 네부타 마쓰리의 화려한 장식물과 역사가 전시되어 있었다.

시간을 보니 벌써 네 시가 넘었다. 와라세 네부타관의 관람 시간이 곧 끝날 예정이라, 내일 오전에 방문하기로 했다. 마침 와라세 네부타관, 아스팜 전망대, 그리고 세이칸 연락선 전시관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콤보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다.

"지금 사면 내일도 사용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점원의 대답을 듣자마자 티켓을 구매한 나는 서둘러 아스팜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늦으면 전망대에 오를 수 없을지도 몰랐다.

네부타의 얼굴만 확인하고 내일 관람하기로 했다.


아스팜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항구를 따라 걷다 보니, 삼각형 형태가 독특한 **아스팜(ASPAM, 아오모리 관광물산관)**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아오모리 특산품을 구입하거나 지역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나는 곧장 전망대로 올라갔다. 혹시나 홋카이도가 보일까 싶어 창밖을 바라보았지만, 아오모리 항구는 혼슈 북쪽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전망대에서도 홋카이도를 볼 수 없었다.

2층으로 내려가, 네부타 마쓰리 공연 장면을 담은 3D 영화를 관람했다. 아오모리는 작은 지방 도시였지만, 네부타 축제만큼은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힐 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축제가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처럼 거대한 가마를 함께 옮기는 모습은 일본 특유의 집단 문화가 반영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아스팜전망대에서 바라본 고즈넉한 아오모리의 전경


노을이 물든 러브 브릿지

아스팜 전망대를 나와, '러브 브릿지'라는 다리를 건넜다. 다소 유치한 이름이지만, 이곳은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기 좋은 명소였다. 한산한 아오모리 시내와는 달리, 젊은 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저녁 노을과 어우러진 풍경은 제법 낭만적이었다.

러브브릿지 인근의 풍경


세이칸 연락선, 바다 위의 철도

이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세이칸 연락선 전시관에 도착했다. 홋카이도와 아오모리를 연결했던 세이칸 연락선(青函連絡船, Seikan Ferry). 그 이름은 아오모리(青森)의 ‘青’와 하코다테(函館)의 ‘函’을 따서 만들어졌다. 일본 본토와 홋카이도를 오가던 중요한 해상 교통수단이었다.

1908년 첫 운항을 시작한 세이칸 연락선은 1988년 세이칸 해저터널이 개통될 때까지 약 80년간 운행되었다. 연락선 내부에는 철도 화차와 기관차까지 실을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홋카이도의 농산물과 수산물이 본토로 운송되었다. 이러한 해상 연결망은 홋카이도의 경제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88년, 일본 최초의 해저 터널인 **세이칸 터널(青函トンネル, Seikan Tunnel)**이 개통되면서, 연락선의 역할은 점차 사라졌다. 지금은 아오모리와 하코다테에 일부 선박이 보존되어 과거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유령선 같은 연락선, 그리고 밤의 울음소리

나는 세이칸 연락선 위로 올라섰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배는 낡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기억이 쌓여 있는 듯했다. 배의 내부를 돌아보니, 쇼와 시대의 생활상이 음향 효과와 함께 재현되어 있었다.

조타실을 지나 바깥으로 나오자, 붉은 조명이 배를 비추고 있었다. 기관실 내부의 거대한 연통실에도 올라가 보았다. 정박한 배 너머로 바라보는 야경은 고요하면서도 쓸쓸했다.

다시 조타실을 지나 배 안으로 내려갔다. 동력을 공급하던 기관실과 전기를 생산하던 발전실도 둘러보았다. 하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일까? 관람객은 나 혼자뿐이었다. 기계음이 쉴 새 없이 울리는 어두운 공간에서, 순간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 듯했다.

관람을 마치고 배에서 내려오려는 순간, 거대한 굉음이 항구를 뒤흔들었다. 순간, 기관실에서 들었던 그 소리와 비슷했다. 조용히 귀를 기울이니, 정박한 배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닻줄이 삐걱이며 긁히는 소리였다.

하지만 내게는 그것이 단순한 기계음이 아니라, 오랜 세월 바다를 떠돌다 이곳에 멈춰 선 배가 내뱉는 마지막 신음처럼 들렸다.

아오모리 항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아오모리 항의 스산한 야경

🚆 세이칸 해저터널을 넘어 만나는 아오모리 – 꼭 가봐야 할 여행지 4곳

삿포로에서 기차를 타고 **세이칸 해저터널(青函トンネル, Seikan Tunnel)**을 지나 도착한 아오모리. 조용한 항구 도시이지만, 곳곳에 개성 넘치는 명소들이 숨어 있다. 짧은 일정에도 충분히 알차게 둘러볼 수 있는 아오모리 관광지 4곳을 소개한다.


🎭 1. 와라세 네부타관 – 아오모리 최대 축제, 네부타 마쓰리를 만나다

📍 위치: 아오모리역에서 도보 5분
🕒 운영 시간: 9:0018:00(124월) / 9:0019:00(58월)
💰 입장료: 620엔(성인 기준)

아오모리 하면 **네부타 마쓰리(青森ねぶた祭り)**를 빼놓을 수 없다. 매년 8월 초 열리는 일본 대표 여름 축제로, 거대한 등불 가마(네부타)가 거리를 행진하며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와라세 네부타관에서는 축제에 사용된 네부타 장식물을 1년 내내 볼 수 있다. 거대한 등불이 빛나는 모습은 압도적이며, 축제 의상과 북 연주도 체험할 수 있다.

✔️ TIP: 아스팜 전망대 & 세이칸 연락선 기념관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콤보 티켓(1,520엔)**을 구입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3곳을 모두 방문할 수 있다.


🏙 2. 아스팜 전망대 – 아오모리를 한눈에 담다

📍 위치: 와라세 네부타관에서 도보 3분
🕒 운영 시간: 9:00~19:00(전망대는 17:30까지)
💰 입장료: 400엔(성인 기준)

아오모리 항구를 따라 걷다 보면 피라미드 모양의 독특한 건물이 보인다. 바로 아오모리 관광물산관 ASPAM이다.

이곳에서는 아오모리 특산품을 구입하거나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전망대에 올라 아오모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특히 석양이 질 무렵, 붉게 물든 항구와 멀리 보이는 츠가루 해협의 풍경이 아름답다.

✔️ TIP: 전망대 외에도 2층에서 네부타 마쓰리의 공연 장면을 담은 3D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 3. 러브 브릿지 – 아오모리의 노을을 감상하는 명소

📍 위치: 아스팜에서 도보 2분

조용한 아오모리 항구 근처, 작은 다리 하나가 놓여 있다. 다소 유치한 이름이지만, **"러브 브릿지"**라 불리는 이곳은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기 좋은 포인트다.

한산한 아오모리 시내와 달리, 이곳에서는 젊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저녁 무렵이면 바다 위로 떨어지는 석양이 다리를 붉게 물들이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 TIP: 바로 옆 A-FACTORY에서는 아오모리산 사과를 이용한 사이다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 4. 세이칸 연락선 기념관 – 바다 위를 달린 철도의 흔적

📍 위치: 러브 브릿지에서 도보 3분
🕒 운영 시간: 9:0019:00(410월) / 9:0017:00(113월)
💰 입장료: 500엔(성인 기준)

홋카이도와 혼슈를 연결하는 세이칸 해저터널이 개통되기 전까지, **세이칸 연락선(青函連絡船, Seikan Ferry)**이 사람과 화물을 실어나르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세이칸 해저터널이 완공된 1988년 이후, 연락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기념관에는 실제 연락선 ‘하코다테마루(八甲田丸)’가 보존되어 있다.

✔️ TIP: 배 안에서는 옛 승객 대기실, 기관실, 조타실까지 둘러볼 수 있으며, 1960~70년대 쇼와 시대의 생활상이 재현된 전시관도 있다.


📌 정리 – 아오모리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지 4곳!

🚩 관광지 🎟 입장료 🚶‍♂️ 이동 시간(아오모리역 기준)

와라세 네부타관 620엔 도보 5분
아스팜 전망대 400엔 도보 8분
러브 브릿지 무료 도보 10분
세이칸 연락선 기념관 500엔 도보 12분

 

📌 아오모리 여행은 대부분 도보 이동이 가능하며, 관광지 간 거리가 가깝다.
📌 네부타 마쓰리 시즌(8월 초)에 방문하면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겨울철 방문 시 방한 준비 필수! 아오모리는 홋카이도만큼 추운 지역이다.

 

반응형
LIST